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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dplace 전농 - 한국일보 2019.12.18

[집 공간 사람] 다닥다닥 원룸은 가라 ... 목욕탕의 새로운 변신

※ 집은 ‘사고 파는 것’이기 전에 ‘삶을 사는 곳’입니다. 집에 맞춘 삶을 살고 있지는 않나요? 삶에, 또한 사람에 맞춰 지은 전국의 집을 찾아 소개하는 기획을 수요일 격주로 <한국일보>에 연재합니다.
오래된 주택가에 들어선 다세대 주택들은 벽돌로 치장한 외관부터 층층이 쌓아 올린 내부까지 천편일률적이다. 최소의 비용, 최대 면적, 높은 임대 수익, 세 박자에 최적화된 구조이다. 올해 5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완공된 ‘유일주택’은 이 틀을 파괴했다는 데서 주목받고 있다. 1983년 부모가 지어 운영하던 오래된 목욕탕을 허물고 여러 원룸으로 구성된 다세대 주택(대지면적 208㎡ㆍ62.92평)을 새로 지은 유정민(47)씨. “목욕탕이 오래된데다 수요가 줄면서 새로운 수입원이 필요했지만, 수익만 좇고 싶진 않았어요. 나를 비롯해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집을 짓고 싶었어요.” 남다른 건물을 짓고 싶었고 마침 건축주인 아버지의 이름 두 글자 또한 ‘유일’이었다. 그렇게 지어진 ‘유일주택’은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전용면적 16.79~27.58㎡(5.08~8.34평)인 원룸 10개, 꼭대기 5층 유씨 부모의 집으로 구성돼 있다. 미혼으로 부모와 함께 살던 유씨는 이번에 집을 지으면서 아래층 원룸으로 홀로 옮겼다. ◇전용은 작게, 공용은 크게 건축주가 원했던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집’과 ‘원룸’은 양립 가능할까. 집의 모든 기능을 한데 담아 효율만을 강조하는 원룸은 지속적인 삶의 공간이라기보다 잠시 머무르는 공간에 가깝기 때문이다. 설계를 맡은 박창현(에이라운드 건축사사무소)ㆍ최하영(마인드맵 건축사사무소) 건축가는 “기존 원룸은 집을 수익 내는 상품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면적을 최대로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며 “집에 실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지 고민하지 않는 게 불편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의 크기만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 방 크기보다 방 밖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각 방을 연결하는 복도와 층계, 층별 공간 등 공용 공간으로 다른 원룸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최하영 소장은 “집으로 들어가는 복도, 문을 열면 마주치는 공간, 계단을 오르내리는 층계참 등에서 기존 원룸과 다른 환경을 만든다면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원룸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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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rdplace 전농(유일주택)